세상에 단 몇 명만 걸리는 병? 희귀 질병의 세계오늘은 희귀 질병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감기, 독감,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흔한 질병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단 몇 명에서 수백 명 정도만 앓고 있는 희귀 질병도 존재합니다. 이런 질병들은 진단조차 어렵고, 치료법이 없거나 연구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희귀 질병이란 무엇인지, 어떤 희귀병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희귀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희귀 질병이란?
희귀 질병(rare disease)은 발병률이 극히 낮은 질병을 의미합니다. 각국의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인구 2,000~10,000명 중 한 명 이하의 확률로 발생하는 병을 희귀 질병으로 분류합니다.
미국(FDA 기준): 20만 명 이하의 환자가 앓고 있는 질병
유럽(EMA 기준): 2,000명 중 1명 이하가 발병하는 질병
한국(식약처 기준): 2만 명 이하의 환자가 있는 질병
희귀 질병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유전적 돌연변이 또는 면역계 이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유전적으로 부모에게서 물려받거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특정 돌연변이가 발생해 희귀 질병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질병들
1) 석화인간증후군 (FOP, Fibrodysplasia Ossificans Progressiva)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은 근육과 인대가 뼈로 변하는 특성을 가집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점점 딱딱해지고, 마치 석화된 것처럼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800명 정도의 환자가 보고되었으며, 치료법은 거의 없습니다.
2) 필드스(FIELDS) 증후군
전 세계에서 단 6명만이 이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질병은 심각한 신경계 이상을 초래하며, 환자들은 말하거나 움직이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치료법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3) 유전성 소뇌 위축증 (Gerstmann-Sträussler-Scheinker Syndrome, GSS)
이 병은 매우 희귀한 퇴행성 신경 질환으로, 소뇌가 점점 위축되면서 보행 장애, 인지 기능 저하, 발음 장애 등을 유발합니다. 현재까지 보고된 환자는 약 100명 이하이며, 발병 후 평균 5~10년 내에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4) 아디스 증후군 (Adis Syndrome)
이 질병은 심장 박동이 갑자기 멈추는 증상을 유발합니다. 환자들은 예고 없이 실신할 수도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약 30명 이하가 진단받았습니다.
5) 블라우 증후군 (Blau Syndrome)
이 병은 주로 어린 나이에 발병하는 희귀 유전병으로, 눈, 피부, 관절에 염증을 유발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관절이 굳고, 시력을 잃을 위험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200~300명 정도가 이 병을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희귀 질병을 가진 사람들의 삶
희귀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렵고, 사회적 지원도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병 자체가 너무 희귀하다 보니 연구도 활발하지 않아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1) 진단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희귀 질병 환자들은 일반적인 병원에서도 정확한 진단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이 너무 드물고, 질병 자체를 잘 모르는 의사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희귀 질병을 앓는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5~7년 동안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2) 치료제가 부족하다
제약회사는 흔한 병의 치료제 개발에는 많은 투자를 하지만, 희귀 질병은 환자 수가 너무 적어 경제성이 낮아 연구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희귀 의약품 개발 지원법’ 등이 마련되면서 치료제 개발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3) 사회적 인식 부족
많은 희귀 질병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사회적 편견과 외로움입니다. 질병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환자들은 오해와 차별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질병이 너무 희귀하다 보니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려워 심리적으로도 고립되기 쉽습니다.
희귀 질병 연구와 치료법의 발전
최근 유전자 치료와 맞춤형 의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희귀 질병 치료에도 희망이 보이고 있습니다.
1) 유전자 치료 (Gene Therapy)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희귀 질병들은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 등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유전자 치료제는 실제로 임상 시험을 거쳐 환자들에게 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치료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 희귀 의약품 연구 지원
각국 정부와 연구 기관들은 희귀 질병 치료제 개발을 돕기 위해 ‘희귀 의약품 지정 제도(Orphan Drug Designation)’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희귀 질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회사에 세금 감면, 연구비 지원, 특허 기간 연장 등의 혜택을 제공하여 신약 개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3) 환자 커뮤니티와 정보 공유
인터넷과 SNS를 통해 희귀 질병 환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비슷한 상황의 환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희귀 질병을 연구하는 단체들이 활발히 활동하면서 환자 지원이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